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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또 '0.1% 표적 증세'…조세정의 논할 수 있을까
작성자 CKP충정
작성일 2019-08-12
구윤철

◆…소득세 최고세율,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에 이어 올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고소득자만을 대상으로 한 증세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구윤철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25일 서울시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2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기획재정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소득자만을 타겟한 '증세(增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출범 첫 해였던 지난 2017년 소득세 최고세율(40→42%)을 인상했고 작년엔 종합부동산세율 등을 인상했다. 고소득층에게 더 거둔 세금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재원으로 썼다.

올해는 소득공제 혜택을 줄이는 식의 '우회 증세' 전략으로 나섰다.

증세 칼날은 근로소득 상위 0.1%에 가져다댔다.

사실 복지지출과 연계한 증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 하는 시점에서 특정 계층에만 재정 부담을 떠넘긴 조치는 공평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여전히 다수의 중산·저소득층은 '무세(無稅) 근로자'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과세 대상자에게 골고루 세부담을 지우는 '보편적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무세(無稅) 근로자들은 그대로 두고.... 고소득자들만 쥐어짜기
근로소득

올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라, 근로소득공제에 대해 2000만원 한도가 생긴다.

현재 근로소득공제는 급여 구간에 따라 다른 공제율이 적용되고 있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공제받는 금액도 늘어난 구조인데, 앞으론 2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실제 총급여액(연봉에서 비과세 근로소득 등을 제외한 급여)이 3억6250만원을 넘는 근로자가 근로소득공제 금액이 최대한도에 도달하는데 5억원을 버는 근로자는 110만원, 10억원은 535만원, 30억원은 2215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2017년 귀속소득 기준, 전체 근로소득자의 약 0.11% 수준인 2만1000명이다.

임원의 퇴직금 중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축소한 것까지 더하면, 고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연 1000억원 안팎의 세금을 추가로 더 걷는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세법개정으로 인한 세부담 귀착(누적법)을 계층별로 보더라도 고소득층은 3773억원이 늘어난 반면, 서민·중산층(총급여액 6700만원 이하)의 세부담은 1682억원이 줄어든다. 고소득층만을 겨냥한 표적 과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소득세는 공평하지 못한 세금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소득세율을 보면 그렇다. 2011년 세법개정 땐 연 소득 3억원이 넘는 근로자에 종전보다 3%포인트 올린 38%의 최고세율을 적용시켰다. 2013년은 최고세율 과표 구간을 1억5000만원으로 내렸고,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손질되면서 42%라는 살인적인 세율로 고소득자를 쥐어짜고 있다.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지 않은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은 2009년 15%로 고쳐진 이후로는 10년째 제자리다. 고통 분담이 없다보니,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근로자가 739만명(전체 근로자의 41%, 2017년 귀속)에 달한다.   

고소득자 타깃 카드공제 축소, 올해는 넘겼지만…
신용카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제도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겠다."

올해 세법개정 작업이 진행되던 지난 3월 홍남기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입에서 나온 이 발언은 직장인들의 조세저항을 불렀다. 2조원이 넘는 조세지출액으로, 혜택 받는 근로자만 1000만명에 가까워서다.

일몰(폐지)이 도래할 때마다 "자영업자의 과표를 양성화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폐지 목소리는 거세나, 증세 반발 때문에 '불사조'처럼 죽지 않는 제도다.

2016년 세법개정 당시, 이 제도는 '존치냐 폐지냐'의 갈림길에 섰었다.

정부는 이 제도의 적용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대신, 총급여액이 1억20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 공제한도를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낮췄다. 7000~1억2000만원 이하 구간(2019년 귀속분)은 50만원이 깎인 250만원 공제받도록 했다.   

"현행 소득공제 방식이 세율이 높을수록 공제혜택이 크다"는 게 이유였다. 제도의 효과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시 말해, 담세력(조세부담 능력)이 있는 고소득층 부담을 높여 제도를 살릴 명분을 만든 것이다.

홍 부총리 발언 탓인지 올해도 비슷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으나, 정부는 공제제도 적용기한만 3년(2022년 말까지) 더 연장하고 공제율과 공제한도는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일몰이 도래했을 때 심층평가(한 해 조세지출액이 300억원을 넘는 제도)를 받아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도의 효과성 검증에 따라 감면 규모가 줄어들 여지는 있다.

매번 일몰 연장을 두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어 '혜택기한을 아예 폐지(일몰 없이 영구화)하는 방안(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안)'도 추진 중에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근로자의 41%가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은 기형적인 조세제도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계층에게 복지 혜택만 더 늘리는 방향은 국가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원은 넓게 세율을 낮게, 1~2만원이라도 부담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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